'발포주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맥주의 계절은 지났지만 여전히 퇴근 후 마시는 맥주는 우리의 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해 주곤 합니다. 맥주의 종류는 굉장히 많으며 사람마다 개성이 다르듯 즐겨 마시는 맥주도 다양할 거라 봅니다.
소비자의 눈높이가 상향 평준화 된 요즘 때마침 맥주시장은 예전과 다르게 엄청난 자유경쟁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2014년 소규모 양조장에 관한 주세법이 개정되며 더욱 다양한 종류의 맥주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많은 맥주 중 유독 가격면에서 일반 맥주의 절반정도인 맥주들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발포주'라 불리는 필라이트, 필굿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오늘은 발포주의 개념과 왜 발포주는 가격이 저렴하고 추천하는지에 대해 포스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발포주란?
(1) 발포주의 정의
(2) 가격이 저렴한 이유
(3) 해외사례
2. 국산 발포주
(1) 등장
(2) 추천하는 발포주
1. 발포주란?
(1) 발포주의 정의
발포주는 일본에서 유래된 술로서 영어로는 low-malt beer로 표기됩니다. 발포주는 맥주일까요? 정답부터 말하면 맥주와 유사하지만 맥주가 아닌 '발포(거품이 나는) 주(술)'입니다. 즉 맥주가 아닙니다.
소주가 아닌 것을 소주라고 표기할 수 없듯이 발포주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 주세법상 맥주로 표기하려면 맥주의 주원료인 맥아(싹을 틔운 보리로서 맥주의 주원료)의 함량이 10%를 넘어야 합니다.
발포주는 맥아의 함량이 10% 미만으로서 맥주와 최대한 비슷하게 맛과 향을 내는 일종의 유사맥주입니다. 지금 집에 필라이트, 필굿 같은 발포주가 있다면 뒷면의 '식품유형'을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위 사진과 같이 발포주는 맥주가 아니므로 '기타 주류', 일반맥주는 '맥주'라 표기되어 있습니다. 그 외의 알코올 4.5%와 맛은 사실상 거의 같습니다.
그렇다면 발포주는 왜 맥주에서 중요한 맥아의 함량을 낮춰서 제조를 할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세금'때문입니다.
(2) 가격이 저렴한 이유
발포주 탄생의 가장 큰 목적은 바로 주세법에 따른 세금 때문입니다.
한국 주세법에서 맥주에 붙는 세율은 대략 72%입니다. 반면 발포주와 같은 기타 주류에 붙는 주세법상 세금은 절반이하인 30%로 훨씬 낮습니다. 세금도 훨씬 저렴하지만 맥아의 함량도 낮아 출고가도 기존 맥주대비 절반이기 때문에 맥주와 맛은 비슷하면서 경쟁력 있는 가격을 가질 수 있는 겁니다.
참고로 기타 주류는 혼성주라고도 부르며 양조주나 증류주에 과실, 향료, 감미료 등을 첨가해 만든 술입니다. 대표적 기타 주류의 종류에는 인삼주, 매실주, 칵테일 등이 있습니다. (술은 술입니다)
(3) 해외사례
발포주의 고향은 일본입니다. 약 20년 전 일본에서 주세법을 회피하기 위해 맥아 함량을 줄이고 부재료의 사용을 늘려 맥주와 비슷한 맛을 내되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발포주를 출시하였습니다.
일본은 한국보다 주세법 상 맥주의 기준이 훨씬 높습니다. 맥주가 되기 위한 맥아함량의 비율이 50%를 초과해야 '맥주'로 인정을 받습니다. (참고로 한국은 10%입니다)
일반적으로 일본 발포주의 맥아함량은 무려 25% 정도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발포주를 만든 역사가 20년이 넘다 보니 종류도 많고 맛도 굉장히 좋은 편입니다.
맥주의 본고장 유럽의 경우에는 맥주 가격 자체가 저렴하기 때문에 발포주를 만들 필요성이 딱히 없어 발포주가 크게 발전하지는 않았습니다. (발포주가 있긴 있습니다)
2. 국산 발포주
(1) 등장
한국에서는 2017년 하이트진로가 국내 최초로 '필라이트'라는 발포주를 출시하였습니다.
저렴한 가격과 나쁘지 않은 맛으로 필라이트가 어느 정도 호응을 얻자 경쟁사인 OB맥주에서도 2019년 '필굿'이라는 발포주를 내놓습니다. 제품명부터 디자인까지 필라이트를 의식한 듯 유사한 느낌을 줍니다.
맥주시장에서 필라이트와 필굿은 초반 2%의 비중을 차지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던 시기 혼술이 유행이 되며 히트를 치기 시작하며 2020년 6%로 확대되며 점유율을 늘려가게 됩니다.
하지만 소규모 양조장의 규제완화와 수입맥주 묶음 할인 행사가 지속되며 발포주 성장에 정체가 시작됩니다. MZ세대의 하이볼 사랑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일본에서 발포주의 점유율은 5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비하면 일본은 발포주의 천국입니다. 아직은 더 분발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다행히도 2022년 신세계 L&B에서 '레츠'라는 발포주를 출시했고 기존 필굿을 생산하던 OB맥주에서는 프리미엄 발포주 '오엠지'를 출시하며 발포주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2) 추천 발포주
현재 한국에서 출시된 발포주는 많지는 않지만 그중에서 추천할만한 발포주는 바로 '필라이트'와 '필굿'입니다.
우선 '필라이트'는 최초 출시된 발포주답게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내 발포주 시장의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니 마치 진짜 맥주시장에서 '카스'같은 존재입니다.
추천하는 이유는 맛도 맛이지만 점유율이 높은 만큼 판매량이 높아 어느 마트에 가도 필라이트는 재고순환이 좋아 항상 제조일자가 최신인 상품들이 많습니다. 상품이든 제품이든 고민될 땐 점유율이 높은 걸 사시면 됩니다. 평타 이상은 갑니다.
다음으로는 OB맥주의 '필굿'입니다. 필굿은 필라이트 다음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후발주자였지만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진짜 맥주들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한 적도 있을 만큼 입소문을 탄 상품입니다. (당시 1위는 클라우드였습니다)
필굿을 추천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조금 더 맥주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필라이트와 필굿을 번갈아가며 구입하고 있습니다.
마치며...
현실적으로 발포주는 일반맥주보다 40% 이상 저렴하지만 아직까지 전체 맥주시장에서 7%의 점유율에 머물고 있습니다.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발포주의 고향 일본에 비하면 아직 멀었습니다.
드셔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발포주는 맥주 같으면서 기타 주류답게 때로는 맥주향이 나는 탄산 같은 느낌이 나는 신기한 술입니다. 호불호가 분명히 있긴 합니다. (발포주의 가격이 싼 이유도 때로는 악영향을 미치긴 합니다)
반대로 한때 맛없다고 소문이 자자하던 국산맥주의 퀄리타가 정말 많이 올라왔습니다. 이제는 밀맥주, 흑맥주 등 종류도 많아지면서 더 이상 '소맥용'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맥주의 가격이 유럽처럼 저렴하지 않은 우리나라도 발포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봅니다. 국산맥주의 퀄리가 좋아진 것처럼 발포주도 지금보다 더 다양한 라인업과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만한 맛을 보여준다면 일본과 같이 발포주의 천국이 되며 점유율을 더 올릴 수 있을 거라 봅니다.
겨울이 되니 '얼죽아'가 다시 언급되고 있습니다. 겨울에도 시원한 발포주를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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