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성의 끝판왕 6기통 엔진입니다'
최근 출시된 LPG 트럭 (포터, 봉고)은 많은 점을 시사합니다.
한때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소를 지배하던 포터 EV를 보며 '이제 트럭도 전기차인걸 보니 드디어 전기차의 시대가 왔다'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시대를 역행하듯 LPG라는 내연기관이 라인업에 생겼습니다. 디젤의 상징 트럭에 말이죠.
이처럼 테슬라가 '천슬라'가 되며 완전히 넘어갈 것 같던 전기차의 시대는 최근 다시 '조정'을 받으며 주춤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그 사이 저공해 내연기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내연기관에는 재미있는 차들이 많습니다. 엔진의 배기량, 기통의 수, 터보유무, 미션의 종류와 단수 등 어떤 구성을 갖냐에 따라서 차의 정의는 다시 내려지곤 합니다.
흔히 차 구매를 고려하실 때 '차는 6기통이지'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도대체 6기통은 뭐고 우리가 평상시 타는 대부분의 차는 왜 4기통이며 어떤 차이가 있는지 오늘은 엔진의 '기통'에 대해 가볍게 포스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엔진의 기통이란?
(1) 엔진 실린더의 개수
(2) 개수에 따른 여러 가지 배치
2. 왜 '6기통'인가
(1) 대부분의 차는 4기통
(2) 대표적인 6기통 차량들
1. 엔진의 기통이란?
(1) 엔진 실린더의 개수
기통이란 우리가 흔히 자동차 스펙을 논의할 때 말하는 4기통, 6기통, 12기통의 그 기통을 말합니다.
기통 앞의 숫자는 엔진 내부의 '실린더의 개수'를 의미합니다. 즉 쉽게 말해 실린더가 4개로 이루어져 있으면 4기통, 6개로 이루어져 있으면 6기통을 의미합니다.
다들 아는 것처럼 엔진은 사람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하며 원리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휘발유나 경유 등의 연료를 엔진내부로 공급해서 태운 후(연소) 그 폭발을 통해 동력을 만들고 바퀴에 전달합니다.
위와 같은 과정을 '내연'이라고 해서 우리가 흔히 '내연기관'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전기차는 위와 같은 과정이 없습니다)
이런 '내연'의 과정에서 실린더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실린더의 숫자가 많을수록 연료를 안정적으로 태울 수 있어 출력이 안정적이지만 연비는 떨어지고 반대로 실린더 숫자가 적을수록 출력은 떨어지지만 연비는 좋아집니다.
실린더의 개수가 몇 개냐에 따라 그 차의 성향은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
(2) 개수에 따른 여러 가지 배치
실린더가 4개냐 혹은 6개냐에 따라서 실린더를 배치하는 방법도 다릅니다.
흔히 사용되고 있는 4기통 엔진에서는 4개의 실린더를 보통 I4라는 방식으로 배치합니다. I는 Inline이라는 '직렬'의 뜻으로 대부분의 4기통은 직렬 4기통의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직렬 4기통 외에도 V형 4기통, S형 4기통, F형 4기통 등이 있으나 양산차에서는 쓰이지 않고 있습니다.
6기통은 배기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V형의 배치를 사용하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실린더가 6개니 직렬로 6개를 배치하면 엔진룸의 공간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V형이 실용적이라 6기통에서 제일 많이 사용되는 배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렬 I형 6기통도 은근히 존재합니다. I6, L6으로 표기하기도 합니다.
직렬의 배치는 가로로 하기도 하고 세로로 하기도 하며 어느 방식이든 엔진룸이 커지기 때문에 실내공간이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내공간을 포기함에도 직렬 6기통을 만드는 건 딱 한 가지 이유입니다. 엔진 특유의 배기음과 정숙성 등이 제일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2. 왜 6기통인가?
(1) 대부분의 차는 4기통
우선 대부분의 차들은 4기통입니다. 가솔린과 디젤차를 모두 막론하고 대부분 '직렬 4기통'엔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앞서 실린더의 개수에 따른 특징에서 봤듯이 기통의 수가 많아지면 출력이 올라가고 연비가 떨어집니다. '출력'이 올라간다는 말은 차에서 제법 중요한 '정숙성'도 같이 올라간다는 의미입니다.
실린더의 수가 적다면 (=기통수가 낮다면) 한 개의 실린더당 발생하는 폭발력이 높고 실린더의 크기도 넓어져 진동과 소음이 더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즉 같은 일은 4명의 사람이 나눠서 하는 것과 6명이 나눠서 할 때 각자 맡는 업무의 과중이 다른 걸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마치 CPU의 코어가 많아질수록 여러 코어가 일을 나눠서 원활한 환경을 만드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정숙성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대부분 준대형 이상 고급차에서 채택하기 시작합니다. 차급도 올라가고 기본적으로 엔진자체를 봐도 실린더가 2개나 더 추가되기 때문에 원가도 올라가게 됩니다.
6기통 엔진은 연료를 가리지 않습니다. 가솔린 엔진, 디젤 엔진, LPG 엔진에서도 6기통은 존재하고 똑같은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정숙하고 잘 나가지만 연비가 좋지 않습니다.
(2) 대표적인 6기통 차량들
6기통 엔진은 대부분 고급차에 장착되곤 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특징들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거 GM대우 시절 '매그너스'와 '토스카'는 2,000cc 중형급임에도 불구하고 6기통 엔진을 장착하고 출시된 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무려 흔히 사용하는 V형이 아닌 가로배치형 직렬 6기통이었습니다.
당시 4기통이었던 쏘나타를 잡기 위해 6기통의 정숙성을 강조했으나 '직렬' 6기통의 특성으로 실내공간 등이 좁고 연비가 너무 좋지 않아 쏘나타를 잡는데는 실패하고 맙니다.
현재 가솔린과 LPG차량 중(LPG 엔진은 가솔린엔진을 간단히 개조하면 되기에 사실상 같다고 보면 됩니다) 대표적인 6기통 차량은 바로 그랜저와 K8입니다.
사실상 6기통 엔진 = 그랜저, K8이라고 할 정도로 6기통의 맛을 보고 싶을 땐 그랜저와 K8을 타보시면 됩니다. 이 엔진은 일명 '람다'엔진으로써 현대자동차그룹에서 2005년 자체개발한 엔진입니다. 배기량은 보통 3.0, 3.5, 3.8L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가끔씩 그랜저를 구입하실 때 예산에 맞추다 보면 2.4L를 구입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엔진은 GDI계열로서 4기통 엔진입니다. 꼭 3.0L 이상을 구입하셔야 6기통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디젤의 대표적인 6기통은 과거 베라크루즈와 현재도 판매하고 있는 모하비가 있습니다.
V6 엔진으로써 일명 'S엔진'이라 불리는 전설의 엔진입니다. 2015년 단종된 베라크루즈가 중고차시장에서 역주행했던 이유도 바로 저 6기통 S엔진의 정숙성과 출력 때문이었습니다.
최근에는 4기통의 디젤 R엔진을 개량해 직렬 6기통 디젤 승용형 엔진이 출시되어 제네시스에 장착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태생이 4기통이라 진동 등의 이슈도 있었고 지금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단종된 라인업입니다.
마치며...
이상으로 6기통 엔진에 대해 리뷰해 보았습니다.
현시점에서 6기통 엔진을 타보고 싶다면 3.0L 6기통 LPG엔진을 추천드립니다.
가솔린 라인업도 괜찮지만 LPG차량만의 장점들(내구성, 유지비, 저공해차량혜택)이 많기 때문입니다. LPG특성상 엔진 내부에 슬러지등도 거의 없어 세월이 흘러도 정숙성이 계속 유지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아직 6기통 차량을 한 번도 운행해보지 않으셨다면 '내연기관'의 시대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지금 6기통의 정숙성을 한 번쯤 느껴보시기 바라겠습니다.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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