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4의 출시로 예상해 보는 K3의 운명입니다'
지난 21일 기아는 K3의 후속이라 볼 수 있는 새로운 준중형 세단 'K4'를 공개하였습니다. 실물 공개는 27일 뉴욕 국제 모터쇼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기존 K7이 K8로 네이밍 변경을 하면서 명맥을 이어간 것과 같이 K4도 K3의 후속작이라 보면 될 줄 알았으나 예상을 벗어나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바로 국내출시를 하지 않을 거라는 소식이었습니다.
K7이 그랜저에 밀려도 단종되지 않고 네이밍 변경을 한 것과 다르게 K4는 왜 국내 출시를 하지 않을 생각일까요?
K3는 며칠 전 포스팅한 '스포티지'만큼이나 기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차량이기도 합니다. K3의 역사와 앞으로의 예상, 새로 출시된 K4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기아 준중형의 역사
(1) 캐피탈에서 세라토까지
(2) 포르테부터 K3
2. 새로운 준중형 'K4'
(1) 역대급 디자인
(2) 아반떼를 잡을 포텐
1. 기아 준중형의 역사
(1) 캐피탈에서 K3까지
기아의 준중형 세단은 약 30여 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그 시작은 '캐피탈'입니다.
1989년에 처음 출시된 캐피탈은 당시 기술제휴를 맺고 있던 일본 마쓰다자동차의 '카펠라'라는 모델을 베이스로 한 차량입니다.
캐피탈을 중형세단으로 분류하기도 하지만 1.5L 4 기통 엔진을 사용했기 때문에 준중형으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준중형으로 분류하면 동급대비 큰 차체가 장점이었던 차량이었습니다. 총 2번의 페이스리프트 이후 중간에 출시된 세피아에게 준중형 세단의 자리를 내어주게 됩니다.
1992년 출시된 세피아는 드디어 기아가 자체적으로 설계 및 생산한 차량입니다. 스포티지를 만들던 그 시기이기도 합니다. 비록 엔진은 마쓰다의 1.5L DOHC를 사용했지만 처음으로 설계부터 생산까지 한 의미 있는 차량입니다.
이 시기 현대자동차도 '엘란트라'를 출시해 본격적으로 준중형 라이벌 구도가 생기는 시점입니다. 세피아는 2001년까지 생산되었으며 중간에 파생형 모델인 '슈마'가 출시되기도 합니다.
한참 세피아를 생산하고 파생형인 스포츠 해치백 슈마도 출시할 때쯤 현대자동차에서는 전설의 차량이 출시됩니다. 바로 '구아방'으로 유명한 아반떼를 1995년에 출시합니다.
아마 이 시기부터 기아의 준중형 세단은 현대에게 눈에 띄게 밀리기 시작합니다. 페이스리프트된 뉴 세피아(1994~1997)와 아반떼의 디자인을 비교해 보면 답이 나옵니다. 역시 디자인이 답인가 봅니다.
이후 슈마의 페이스리프트 버전 겸 세피아의 후속이라 볼 수 있는 스펙트라와 스펙트라윙이 잠깐 출시되고(3년 만에 단종되었습니다) 2003년 스펙트라의 후속으로 '세라토'가 출시됩니다'
세라토 시절부터 기아는 아반떼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합니다. 투싼과 스포티지처럼 형제차가 되었습니다.
스포티지와 투싼이 형제차지만 판매량이 극명히 갈리는 것처럼 세라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너무 무난한 디자인과 과감한 원가절감으로 당시 아반떼 XD 대비 저조한 판매량을 보였습니다.
(2) 포르테부터 K3까지
기아가 디자인으로 본격적으로 도약하는 시기인 2008년 세라토가 단종되고 '포르테'가 출시됩니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피터 슈라이어'의 손을 탄 준중형 세단입니다.
마찬가지로 아반떼 HD와 플랫폼을 공유했고 파격적인 디자인은 당시 약간의 호불호가 갈린 아반떼 HD 덕분에 꽤 괜찮은 판매량으로 이어졌습니다. 때로는 중고시세가 아반떼 HD보다 고가이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아반떼와 경쟁다운 경쟁을 한 포르테는 2012년 당시 K시리즈에 합류해 K3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재탄생합니다. 역시 아반떼와 플랫폼을 공유했으며 K5를 닮은 디자인과 부족하지 않은 편의사항은 포르테의 열풍을 계속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이후 2015년 페이스리프트된 더 뉴 K3가 출시되고, 2018년에는 풀체인지된 2세대 K3가 출시됩니다. 디자인은 여전히 나쁘지 않은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으며 2021년에는 페이스리프트된 2세대 K3가 출시되었습니다.
보시는 것과 같이 K3의 디자인은 전혀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 2세대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은 K5의 느낌도 나면서 중고차 시장에서 꽤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아반떼의 훌륭한 대체재로서 말이죠.
K3와 아반떼의 관계는 마치 지금의 쏘렌토와 싼타페의 관계와 비슷합니다. K3도 전혀 나쁘지 않은 차임에도 아반떼가 역대급 디자인과 크기로 나오고 있습니다.
2. 새로운 준중형 'K4'
(1) 역대급 디자인
현대 기아의 페이스리프트와 풀체인지 주기는 타 제조사 대비 빠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페이스리프트는 보통 2년, 풀체인지는 5년 정도입니다.
2세대 K3가 2018년 출시되었고 중간에 페이스리프트가 2021년에 되었으니 이제 풀체인지가 될 시기가 도래하였습니다.
이 와중에 예상대로 풀체인지 모델이 발표되었습니다. 프로젝트명은 'CL4'며 주목할만한 점은 K7이 그랬듯이 한 단계 '월반(?)'하며 K4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예정이라는 점입니다.
디자인은 최근 쏘렌토와 카니발에 적용된 일명 '쏘렌토 룩'을 전방에 적절히 녹였고 후방은 K5의 페이스리프트와 비슷합니다.
'오퍼짓 유나이티드'라는 기아의 디자인 철학을 반영한 최근 잘 나가는 기아차 같은 느낌을 줍니다.
(2) 아반떼를 잡을 포텐
이미 K8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당연히 K4라는 이름으로 네임 체인지만 한다고 여겼지만 예상은 빗나갔고 무려 '국내 미출시 예정'이라는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됩니다.
위와 같은 역대급 디자인으로 드디어 '아반떼'를 넘어설 수 있을까 예상해 봤지만 국내 미출시라는 소식에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최근 위와 같은 '쏘렌토 룩'을 입은 기아 차량들은 모두 동급에서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으니 조금은 아쉽습니다.
출시되었다 해도 어차피 둘 중 하나의 사례로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K5가 디자인으로 어느 순간 쏘나타를 제친 것처럼 아반떼를 넘든지 혹은 K8로 네임체인지를 하며 그랜저를 잡아보고자 했지만 역부족이었던 것처럼 결국 아반떼를 잡지 못하든지 말이죠.
기아의 준중형급 세단 포지션은 내년 출시가 예정된 EV4가 담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며...
위와 같이 충격적인 역대급 디자인의 K4는 공개와 동시에 '국내 미출시'라는 또 다른 충격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90년대 캐피탈-세피아-슈마-스펙트라-세라토-포르테부터 이어져온 기아의 준중형 세단이 단종되는 것은 아쉬움을 줍니다.
결국 언제나 아반떼에게 밀렸던 K3가 백기를 든 게 아닐까 싶습니다.
디자인의 호불호가 있었던 아반떼 HD와 '삼각떼'라는 오명을 얻은 아반떼 AD 페이스리프트버전 시절에도 K3가 아반떼의 판매량 격차만 좁혔을 뿐 앞선적은 없었으니까요.
당장 2024년 2월의 판매량만 봐도 더 뉴 아반떼 2,230대, K3 1,315대로 두 배에 가까운 차이가 납니다.
전기차의 가능성이 아직은 불확실한 현재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K4의 사례처럼 앞으로 중복되는 라인업 중 하나는 전기차 라인업으로 대체하며 전기차시대로의 가능성을 계속 엿볼 것으로 예상되기도 합니다.
그 첫 출발점이 기아의 준중형 내연기관 단종과 함께 전기차 EV4로의 대체입니다.
다음차례는 어느 차가 될까요? 한때 단종설이 나오던 '쏘나타'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집니다.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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