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충전 속도가 느릴 때 해결방법입니다'
가스차에게 불리한 계절이 왔습니다. 가스차는 보통 겨울철에 연비가 떨어지고 여름에 제일 좋습니다. LPG연료는 겨울철에 온도가 낮아 밀도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불완전 연소 등으로 연비 저하가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연비가 좋지 않은 단점이 있지만 요즘의 LPG차들은 정말 좋아져서 예전과 같이 시동이 잘 안 걸리거나 말도 안 되게 힘이 없는 증상은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LPG의 연비와 특성을 따지기에 앞서 LPG충전 시 충전자체가 잘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2~3분도 안 걸렸던 충전시간이 거의 5분을 넘으며 뒤에서 기다리고 있는 차들에게 민폐를 끼치곤 합니다.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오늘은 LPG차의 충전속도가 느려졌을 때 간단히 해결하는 방법을 공유해 보겠습니다.
1. LPG 충전의 모든 것
(1) 최근 LPG 가격동향
(2) LPG충전소 브랜드
(3) 충전시간 확인방법
2. LPG차량의 연료와 관련된 필터
(1) 연료필터
(2) 인렛필터
3. 필요부품 및 교체방법
(1) 정품 or OEM
(2) 택복 or 공임나라 or DIY
1. LPG 충전의 모든 것
(1) 최근 LPG 가격
한때 끝없이 오르던 휘발유와 경유값은 언제 그랬냐는 듯 최근 10주 연속 하락하며 리터당 휘발유 평균 1,606원, 경유 평균 1,535원의 값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불과 3개월 전 휘발유 평균 리터당 1,780원대를 찍던 고점에서 많이 내려온 모습입니다.
보통 휘발유와 경유에 연동해서 조정되는 LPG의 전국 평균가격은 얼마일까요? 전국 평균은 리터당 943원입니다. 휘발유와 경유가 고점을 찍을 10월 초쯤에도 LPG는 의외로 900원대를 지키며 안정적인 가격대를 보여주곤 했습니다.
현재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보통 800원 중후반대의 최저가를 보여주고 있으며 가득 충전 시 5만 원 초반으로 고속도로 위주 운행 시 약 600km에 못 미치게 타곤 합니다. LPG는 가짜 개념이 없으므로 최저가충전소에 가셔서 충전하셔도 됩니다. (경유는 직영주유소가 답입니다)
LPG차량의 경제성은 정말 최고입니다.
(2) LPG충전소 브랜드
LPG차량을 처음 이용하시는 분들은 충전소가 익숙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LPG충전소의 브랜드는 크게 E1, GS칼텍스,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S-OIL등 이 있습니다. 일반주유소 브랜드는 거의 다 충전소도 운영한다고 보면 됩니다. LPG충전은 과거 포인트 적립 혜택이 거의 없었지만 E1(오렌지카드)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충전 시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곳이 많이 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현대오일뱅크는 얼마 전부터 충전 시 CJ ONE 포인트 적립이 가능해지는 등 충전소 선택 시 추가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본인에게 유리한 포인트를 적립해 주고 다른 포인트로의 전환이 가능한 충전소 브랜드를 골라서 가시면 됩니다.
(3) 충전시간 확인방법
오늘 포스팅의 주요 내용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내차의 충전속도가 유독 길어진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혹은 중고차를 구입하시고 충전을 하러 갔는데 나보다 늦게 충전을 시작한 뒤의 차가 먼저 충전을 끝내고 내 차가 빠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도 있을 겁니다.
때로는 충전사원분께서 직접 LPG수리 전문점의 명함을 주며 수리를 받아야 할 것 같다고 말씀해 주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객관적으로 내 차의 충전속도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LPG충전소에는 보통 주유기 옆에 별도의 모니터가 달려 있습니다. 충전 시 그 모니터에서도 똑같이 충전량과 금액이 올라갑니다.
충전을 시작하고 그 모니터를 유심히 보시면 LPM이라는 단어와 함께 숫자가 적혀있고 그 숫자는 조금씩 수치가 변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위 단말기 화면을 보면 현금예약이라고 쓰여있는 부분의 위쪽 숫자와 LPM이라는 영어가 적혀 있습니다. 실제 제차를 충전할 때 찍은 사진인데 23.77 LPM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 숫자는 충전량을 숫자로 명확하게 표시해 주는 숫자입니다.
LPM이란 용어는 Liter Per Minutes의 약자로서 분당 들어가는 가스의 리터를 의미합니다. 이 수치가 20 이상이면 보통 양호한 편으로 보며 만일 15~17 밑으로 떨어진다면 충전시간이 길어져 뒤차에게 민폐를 끼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충전 주입기는 LPG를 주입하려 하지만 무언가 막혀있는지 그 속도가 느린 겁니다. 마치 전기의 저항처럼 말이죠.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요?
2. LPG 차량의 연료 관련 필터
(1) 연료필터
개인적으로 예방정비를 선호하지 않는 편입니다. 대신 문제가 생길 기미가 보이면 즉각적인 수리를 하곤 합니다. 하지만 필터류, 그중에서도 연료필터만큼은 항상 미리 교체하며 예방정비를 하고 있습니다.
연료의 퀄리티가 제각각인 경유차는 특히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연료의 질이 대부분 비슷한 LPG는 생각보다 덜 중요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연료필터는 LPG차량에서도 꽤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LPG는 트렁크에 가스통 같이 생긴 연료통이 있으며 그 통에 LPG를 충전하게 됩니다. 가득 충전을 해도 안전상의 이유로 100% 충전이 되지 않고 약 80% 정도만 충전이 되게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충전소에서 우리가 아무리 가득을 외치고 충전 후 계기판의 연료게이지가 가득을 표시해도 실제 연료통에는 80%만 채워져 있는 거죠.
경유차는 수분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항상 기름을 가득 채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곤 했습니다.
LPG차량도 비슷합니다. 아무리 가득 채워도 20% 정도는 항상 비어 있기 때문에 비어 있는 공간에 수분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연료가 무엇이든 수분이 섞인다면 차량에 좋지 않으므로 자동차의 연료필터는 그러한 수분들과 이물질을 걸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LPG차량은 보통 6~9만 km마다 교체해 주시면 좋습니다.
(2) 인렛필터
다소 생소한 필터입니다. 연료필터가 가스통에서 나가는 연료를 걸러주는 필터라면 인렛필터는 가스통으로 주입되는 단계에서 각종 이물질들을 걸러주는 필터입니다.
LPG 특성상 완전연소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물질이 거의 없는 건 사실이지만 충전 중이라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LPG라는 연료 자체보다는 충전소의 노후화된 연료탱크의 각종 녹가루가 이물질이 되기도 하고 충전기가 주입구에 잘 꼽히라고 바르는 구리스도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인렛필터는 위와 같은 외부의 이물질들이 연료통에 들어가기 전 미리 걸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꽤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인렛필터의 교체시기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필터의 상태가 안 좋아지면 충전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가끔씩 충전할 때마다 모니터를 보시고 서두에서 설명한 LPM이 20 이하로 떨어졌을 때 슬슬 교체를 고려해 보시면 됩니다.
3. 필요부품 및 교체방법
(1) 정품 or OEM
모든 자동차 부품이 그러하듯 인렛필터 역시 정품과 OEM(재생) 상품이 있습니다. 블루핸즈에 가든 단골 카센터에 가든 기본적으로 내가 교체하고자 하는 부품의 가격정도는 알고 가시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공임비에 대한 적정성도 어느 정도 판단이 되기 때문입니다.
많이들 타시는 LF소나타를 예를 들자면 인렛필터의 부품번호는 33021-3L000입니다. 현대모비스 순정부품의 최저가는 약 24,000원 정도이며 OEM제품(아이필터社 기준)은 약 20,000원 정도입니다. 가격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둘 중에 선택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최근 순정부품 구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괜찮은 OEM부품도 알아 두시는게 좋습니다. 저는 예전부터 필터류(에어필터, 오일필터, 에어컨 필터)는 아이필터 제품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OEM으로 유명한 아이필터에서 마침 필요한 에어필터와 오일필터도 같이 구매했습니다.
참고로 아이필터는 현대글로비스, 보쉬 등 글로벌 기업에 OEM으로 제품을 공급하던 필터 전문기업입니다.
(2) 택복 or 공임나라 or DIY
인렛필터를 교체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LPG차량은 보통 제조사 공식 A/S센터인 '블루핸즈'를 잘 가지 않습니다. 가도 상관은 없지만 바로 택시들의 성지인 '택복'이 있기 때문입니다.
'택복'이란 '택시 복지 센터'의 줄임말로서 항상 수리와 예방정비가 필요한 택시들을 위한 수리센터입니다.
우리나라의 택시들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LPG차량 기술을 세계최고로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한 것처럼 수많은 택시들을 수리하며 얻은 노하우 덕분에 LPG차량 정비기술의 최고인 곳이 바로 '택복'입니다.
수많은 택시들의 예방정비와 경정비와 휴게소가 되어주는 택복은 심지어 가격도 저렴합니다. 수리 건이 많으니 약간 박리다매 같은 느낌입니다. 택복은 택시가 아닌 일반 LPG차량도 수리를 합니다. 가격도 정말 동일하진 않지만 여전히 시중보다는 저렴한 곳이 많습니다. 그냥 LPG 차량이라면 근처에 유명한 택복을 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부품도 필요 없습니다. 가면 다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부품을 구입해서 공임나라에 가는 방법입니다.
공임나라는 이미 너무 유명해져서 다들 아실 겁니다. 보통 인터넷으로 부품을 최저가로 사서 예약 후 가시면 됩니다. 알아서 교체해 줍니다. 때로는 LPG필터류 교체를 약간 망설이는 곳도 있긴 하지만(오랜 시간 부품이 고착되어 부담을 가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 무난하게 교체를 해주시곤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DIY 하는 방법입니다.
저도 간단한 것들은 DIY를 하는 편이지만 LPG차량은 가급적 전문가에게 맡겨야 합니다. 폭발성이 높은 LPG는 개인이 하기에는 너무나도 위험합니다. 인렛필터 하나 교체하는데도 필터 분리 시 꽤 많은 LPG가 눈에 보일 정도로 유출됩니다. 그 상황에서 아무 생각 없이 담배를 피우거나 스파크가 튄다면? 상상도 하기 싫은 상황입니다.
LPG 전문 수리센터가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
마치며...
최근 점유율을 높여가던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고 있습니다. 잇따른 화재, 충전 인프라 부족, 짧은 주행거리 등 많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점유율이 정체 중이던 하이브리드가 다시 부상 중이며 전통적인 내연기관인 가솔린과 LPG차량에도 사람들은 눈길을 주고 있습니다. (경유차는 이제 정말 끝입니다) 그중에서도 LPG차량은 정숙성, 경제성, 친환경성(3종 저공해 인증이 가능), 내구성 등으로 여전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얼마 전 LPG모델인 LF소나타 택시모델의 단종소식에 업계가 발칵 뒤집어진 것은 그만큼 아직도 LPG 만한 차가 없다는 걸 입증해 준 대표적인 사례이며, 영원할 것 같던 디젤의 상징인 1톤 트럭 포터와 봉고도 LPG라인업이 추가되며 본격적으로 디젤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LPG차량의 점유율은 생각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때 일반인은 탈 수 없었던 일종의 혜택 같던 LPG차량의 리즈시절이 다시 올 것처럼 보일 정도로 말이죠.
나중에 혹시라도 LPG차량을 타신다면 어느 날 내차의 충전시간이 느려진 것 같을때 LPM확인과 인렛필터 교체를 통해 간단히 해결해 보시기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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