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류현진의 라스트댄스입니다'
'라스트댄스'라는 의미는 여러 곳에서 사용됩니다.
스포츠에서는 보통 은퇴를 앞둔 노장선수의 마지막 시즌을 의미하기도 하고 NBA에서는 마이클조던의 마지막 시즌을 뜻하기도 합니다.
마지막 시즌은 아니지만 KBO에서도 곧 라스트댄스가 머지않은 레전드선수가 합류하였습니다. 바로 MLB에서 복귀한 한화이글스(이하 한화)의 류현진선수(이하 류현진)입니다.
2006년 데뷔 후 줄곧 국내리그를 제패한 류현진은 MLB에 진출해서도 KBO에서와 마찬가지로 꾸준하고 안정적인 성적을 기록하고 마치 약속을 지키듯 다시 한화에 복귀하였습니다.
때마침 류현진과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는 일본프로야구(NPB) 선수가 있습니다. 라쿠텐 이글스의 '다나카 마사히로'입니다.
국내리그 제패 후 MLB에서의 준수한 성적, 친정팀 복귀 등 많은 부분이 오버랩됩니다. 심지어 친정팀도 같은 '이글스'입니다.
이 두 선수의 행보를 비교하며 류현진의 라스트댄스에 대한 포스팅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1. 비슷하면서도 다른 행보
(1) 괴물로 불리던 학창 시절
(2) 자국리그 제패 후 MLB진출
(3) 뛰어난 MLB성적과 자국리그 유턴
2. 류현진의 라스트댄스
(1) 관건은 건강뿐
(2) Again 1999
1. 비슷하면서도 다른 행보
(1) 괴물로 불리던 학창 시절
'야구는 잘하는 사람이 잘한다'라는 야구명언이 있듯 두 선수는 이미 아마추어 시절부터 '괴물'로 불릴 만큼 뛰어난 기량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류현진은 동산고 1학년 시절부터 주축투수로 활약했으며 전국고교야구에서 3경기 평균자책점 0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기도 합니다.
팔꿈치 수술로 잠시 주춤한 2학년을 제외하고 3학년 시절에 다시 한 경기 17 탈삼진을 잡는 등 이미 괴물로 불리던 투수였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동산고 4번 타자로도 활약하며 3할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하는 등 투타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었습니다.
다나카 마사히로 한술 더 뜨는 성적을 보여줍니다.
이미 고교시절 150km에 가까운 강속구에 완성형의 포크볼을 던지며 팀을 여러 차례 정상에 올려놓습니다. 고교통산 458 탈삼진을 잡았고 타자로서도 통산 13 홈런을 기록할 만큼 지금으로 치면 투/타 겸업을 해도 될 정도의 재능이었습니다.
이 두 괴물은 프로도 '이글스'를 구단명으로 하는 팀에 입단하게 됩니다. '한화 이글스'와 '라쿠텐 이글스'입니다.
차이점을 찾자면 류현진은 2학년 시절 받은 팔꿈치 수술로 인해 신인 드래프트 지명순위가 밀렸고(2차 1R 전체 2순위) 다나카 마사히로는 예상대로 1순위로 지명된 점입니다.
(2) 자국리그 제패 후 MLB진출
프로에 진출한 후 두 선수는 '적응기간도 없이' 바로 자국리그를 제패하기 시작합니다.
류현진은 2006년 루키시즌 201이닝 18승 6패 방어율 2.23 탈삼진 204개, WHIP 1.05로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석권하는 기염을 토해냅니다.
이후에도 꾸준한 성적을 기록한 후 KBO 통산 7 시즌 98승 52패 1,269이닝 방어율 2.80 탈삼진 1,238개, WHIP 1.15를 기록하며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에 진출합니다.
다나마 마사히로 또한 2007년 루키시즌 186이닝 11승 7패 방어율 3.82 탈삼진 196개, WHIP 1.35로 신인왕이 됩니다.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에 24승 무패를 기록하는 등 역시 꾸준한 성적을 기록하며 NPB 통산 7 시즌 99승 35패 방어율 2.30 탈삼진 1,238개, WHIP 1.11이라는 성적과 함께 포스팅 시스템으로 MLB에 진출합니다.
(3) 뛰어난 MLB성적과 자국리그 유턴
2013년 류현진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LA다저스와 6년 3천6백만 달러에 계약을 맺게 됩니다. 지금 환율로 약 480억 정도입니다.
KBO리그를 거쳐 MLB로 직행한 선수 중 성공한 사례가 아직 없던 시기이기에 나쁘지 않은 대우입니다. 2013년 MLB로서는 루키시즌을 맞이한 류현진은 마치 늘 하던 대로 192이닝 14승 8패 방어율 3.00 탈삼진 154개, WHIP 1.20을 기록하며 '코리안 몬스터'로 한 단계 진화합니다.
2019년에는 아시아선수 최초의 ERA 타이틀 홀더가 되기도 하고 중간에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약 1,000억)의 FA계약도 하는 등 MLB 통산 10 시즌 78승 48패 방어율 3.27 탈삼진 934개, WHIP 1.18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 후 2024년 KBO에 복귀합니다.
다나카 마사히로 역시 2014년 포스팅 시스템으로 뉴욕양키스와 7년 1억 7,500만(약 2천억) 달러라는 아시아 투수 역대 최고 금액으로 빅리그에 진출합니다.
MLB 루키시즌인 2014년 136이닝 13승 5패 방어율 2.77 탈삼진 141개, WHIP 1.06의 뛰어난 성적을 시작으로 7 시즌 통산 78승 46패 방어율 3.74 탈삼진 991개, WHIP 1.13의 훌륭한 성적을 기록하고 NPB에 유턴을 하게 됩니다.
여러모로 비슷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KBO와 NPB의 '이글스' 레전드들입니다.
2. 류현진의 라스트댄스
(1) 관건은 건강뿐
류현진보다 1년 늦게 MLB에 진출했으나 3 시즌을 덜 뛰고 NPB에 복귀한 다나카 마사히로의 성적은 어땠을까요? 류현진(87년생)보다 1살 어린 다나카 마사히로는 보다 더 힘이 있던 시절인 2021 시즌 (32살) 친정팀 라쿠텐 이글스에 복귀합니다.
다나카 마사히로가 복귀한 2021 시즌은 마치 지금의 류현진 열풍이 부는 것과 비슷했었습니다. 구름관중과 많은 이슈를 몰고 왔습니다. 복귀 첫해 활약도 에이스역할을 충분히 해주었습니다. 155이닝 4승 9패 방어율 3.01 탈삼진 126개, WHIP 1.03을 기록하였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시즌인 2022년부터 서서히 에이징커브를 맞이하기 시작합니다. 무엇보다 직구의 평속이 5km 이상 감소하면서 구위도 같이 저하되며 더 이상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시즌 최종 성적은 9승 12패 방어율 3.31 탈삼진 126개, WHIP 1.17 기록하며 하락세가 시작됩니다.
2023년 시즌은 아예 규정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방어율도 5점대에 가깝게 상승하며 팔꿈치 수술도 받는 등 이제는 등판 자체를 걱정할 정도의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연봉 또한 일본으로 복귀했던 시절부터 연속으로 50%에 가까운 삭감액을 기록하며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류현진은 올해 36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다나카 마사히로가 32살에 친정팀에 복귀했지만 하락세를 탄 걸 보면 적지 않은 나이가 상당히 우려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류현진은 다나카가 작년 10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후 성공적인 복귀가 미지수인 것과는 반대로 이미 토론토시절 팔꿈치 수술을 받은 후 성공적으로 복귀한 경력이 있습니다. 2022 시즌 6월 팔꿈치 수술을 한 후 2023 시즌 복귀해 52이닝 3승 3패 방어율 3.46 탈삼진 38개, WHIP 1.28이라는 무난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매도 먼저 맞는 게 좋다고 이미 확률 10% 미만인 '팔꿈치 수술 후 복귀'를 성공적으로 마쳤기 때문에 비록 나이는 조금 더 있지만 무난하게 KBO에서 활약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자연스럽게 MLB 첫해에 KBO에서 늘 내던 성적을 냈던 것처럼 '건강한' 류현진은 MLB 진출 이전의 KBO에서 늘 내던 성적을 낼 거라 예상합니다.
(2) Again 1999
이처럼 비슷하면서도 다른 류현진과 다나카 마사히로의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친정팀의 우승경험입니다.
류현진과 다나카 마사히로의 친정팀인 한화 이글스와 라쿠텐 이글스는 전통적인 강팀은 아닙니다. 둘 다 우승경력은 단 1회뿐입니다. (한화 이글스 1999년, 라쿠텐 이글스 2013년)
하지만 다나카 마사히로는 MLB 진출 직전해인 2013년 24승 무패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기록하며 친정팀을 우승시킵니다. 팀의 유일한 우승에 다나카 마사히로는 큰 기여를 하며 팀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됩니다.
류현진도 사실 입단 첫해부터 우승의 찬스가 있었습니다. 당시 마찬가지로 엄청난 성적으로 신인왕과 MVP를 석권하는 등 큰 기여를 하며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습니다. 아쉽게 삼성 라이온즈에게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지만 이게 류현진의 KBO커리어 마지막 한국시리즈가 될 줄은 당시에는 예상치 못했습니다.
이후 리빌딩에 실패한 팀은 '승-패-패-패-패'를 기록하며 암흑기에 들어섰으며 MLB진출 마지막 해 타선의 지원부족으로 끝내 시즌 10승에 실패하고 통산 100승도 채우지 못한 채 MLB에 진출하게 됩니다.
류현진과 다나카 마사히로는 그동안 비슷한 행보를 보여줬지만 이제부터는 다른 길을 걸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리그 유턴 후 부진했던 다나카 마사히로와는 다르게 꾸준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아직 하지 못한 팀 우승을 이끄는 길입니다.
마침 그동안 드래곤볼처럼 모아 온 유망주들이 곧 터질 것 같은 예감입니다. 류현진이라는 신인과 구대성, 송진우, 정민철 등의 레전드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마치며...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한일 야구의 레전드들이 꽤나 비슷한 행보를 걸은 걸 보니 참 흥미롭습니다.
1년 차이로 프로데뷔 후 MLB직행. 그 후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나서 자국리그 유턴 등 둘 다 한 시대를 풍미한 레전드들입니다.
지금까지의 류현진의 행보가 다나카 마사히로와 비슷했다면 자국리그 유턴 이후에는 '구로다 히로키'의 길을 걸었으면 합니다.
MLB 통산 79승 79패 방어율 3.45 WHIP 1.17을 기록한 구로다 히로키는 MLB진출 당시 '지금의 내가 있는 건 친정팀 덕분이기에 다시 돌아온다면 힘이 있을 때 돌아가고 싶다'라는 인터뷰를 했었고 실제로 MLB마지막 시즌 2,000만 달러의 연봉을 마다하고 친정팀 히로시마 카프에 복귀합니다.
복귀한 구로다 히로키는 미일 통산 200승을 달성하고 리그 우승을 확정 짓는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승하며 본인이 직접 팀의 25년 만의 리그우승을 결정짓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1,000만 달러의 연봉을 마다하고 한화로 복귀한 류현진도 한미 통산 200승과(현재 176승) 한화의 25년 만의 우승에 큰 기여를 했으면 합니다. (마침 1999년이 마지막 우승이니 올해로 25년째가 맞습니다)
시범경기에서 여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류현진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레전드의 라스트댄스를 라이브와 직관으로 즐겨야겠습니다.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생활Tip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직접 발급받아본 KB '알파원 카드' (하나의 카드로 원하는 혜택을) (0) | 2024.03.31 |
---|---|
생각보다 잘 만든 카드사앱 'KB 페이'(KB Pay) (0) | 2024.03.22 |
카드 할인혜택 관리의 종결자 '더쎈카드' (0) | 2024.03.16 |
경기도민들의 기후동행카드 대체재인 '지하철 정기권' (0) | 2024.03.14 |
삼성페이의 새이름 '삼성월렛(Wallet, 지갑)' (0) | 2024.03.13 |